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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

2012년을 마감하며 읽고 싶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2013년을 시작하며 읽었다. 끝이든 시작이든 일단 내 마음을 가라앉혀주어 괜찮다.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되어도 별로 들뜨지 않는다. 건물과 주변에 불빛이 반짝여도 왠지 내 일 같지 않고 새로운 해의 캘린더와 수첩을 받으면 아 벌써.. 하고 느끼곤 한다. 오래 전 광릉수목원 도서관에서 잠시 일을 했다. 출퇴근이 힘들었지만 그곳에 가면 나무들이 많고 나무로 만든 전시관도 있고 곤충들도 많았다. 점심을 먹고 잠시 근처를 걷기도 하고 마치 내 집의 마당을 거닐듯 정원을 돌아보며 연못가에 가서 식물들을 보기도 했다. 나무에서 나오는 좋은 성분인 피톤치드가 나온다는 것도 알았고. 그땐 그렇게 지내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그곳을 나오고 건물 숲에 살며 일부러 시간을 내어 공원에 가야 하는 지금 생각하니 더 많이 돌아다닐걸 생각하기도 한다. 번잡한 생활을 벗어나 홀로 숲에 사는 사람이 있다. 그 분이 우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평화로 가득한 숲에 살고 있는 내가 삭막함 가득한 숲 밖의 세상으로 보내는 편지입니다.’ 편지를 받아주신 그대와 기꺼이 편지지가 되어준 나무들에게 감사하며.

저자 김용규는 숲과 더불어 지내면서 자연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일을 하며 숲 해설가로, 농부로, 숲학교 교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숲길을 거닐며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각각의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인이다. 저자는 인간은 자연을 다스리는 존재가 아니라 무자비한 착취를 버리고, 살아 있는 생명과 조화를 이루고 배려하며 살아갈 때 진정 아름다울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의 ‘마음을 나누는 편지’ 코너에 1년간 꾸준히 올린 글들을 모은 것이다. 날로 각박해져 가는 현대 문명이 숲과 자연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가 되었음을 그는 느린 방식으로, 하지만 체험에서 우러나온 육성으로 증명한다.그의 편지를 읽다 보면 숲에 직접 가보지 않더라도 숲 속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새들의 지저귀는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읽는 이에게 그러한 생생한 느낌이 전해질 수 있는 이유는 저자가 숲에서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한 것들을 꾸밈없이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심고 새들이 깃드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어우러져 사는 따뜻함을 배우고, 토종벌에게서 얻은 꿀 한 숟갈에서 꿀벌의 노고와 수백만 송이 꽃들의 향기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웠다. 자연을 흠뻑 담은 문장 하나하나가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따스한 봄을 선물해 준다.

추천의 글
프롤로그
첫 번째 편지 스며들기
두 번째 편지 타오르고 싶다면
세 번째 편지 멈춤과 전환
네 번째 편지 불감不感과 공감共感
다섯 번째 편지 그리움 그것
여섯 번째 편지 명命
일곱 번째 편지 꽃은 그냥 피지 않습니다
여덟 번째 편지 해보았나요
아홉 번째 편지 꽃은 그냥 지지 않는다
열 번째 편지 차마 버릴 수 없는 위험한 생각
열한 번째 편지 스스로 부르는 노래
열두 번째 편지 내 삶의 첫 번째 기둥
열세 번째 편지 지켜야 할 정신
열네 번째 편지 별빛 아래서 나무를 심은 까닭
열다섯 번째 편지 떠나보내지 말았어야 할 느티나무
열여섯 번째 편지 새들의 노랫소리가 듣고 싶다면
열일곱 번째 편지 진심을 담은 사과
열여덟 번째 편지 본래의 힘
열아홉 번째 편지 용기勇氣 있는 사람
스무 번째 편지 그대를 위해 준비해놓은 의자
스물한 번째 편지 넘어져보는 경험
스물두 번째 편지 평범함을 굴복시킨 그것
스물세 번째 편지 삶이 웅덩이에 빠져 갇혔을 때
스물네 번째 편지 소용없는 것의 소용에 대하여
스물다섯 번째 편지 버려서 다시 시작하는 방법
스물여섯 번째 편지 언젠가 다시
스물일곱 번째 편지 바다가 안겨준 고민
스물여덟 번째 편지 자갈밭 위에 피운 꽃
스물아홉 번째 편지 개 같은 부모 되기
서른 번째 편지 원칙 있는 삶
서른한 번째 편지 침묵
서른두 번째 편지 개척자에게 요구되는 것
서른세 번째 편지 곡선의 힘
서른네 번째 편지 자자산방自恣山房
서른다섯 번째 편지 부러진 날개를 치유합니다
서른여섯 번째 편지 성장의 궁극
서른일곱 번째 편지 아픔, 신이 주는 성찰의 기회
서른여덟 번째 편지 고구마를 캐면서
서른아홉 번째 편지 눈감지 마십시오
마흔 번째 편지 덫
마흔한 번째 편지 간결함에 대하여
마흔두 번째 편지 그녀가 종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유
마흔세 번째 편지 죽기 살기로 넘어야 하는 순간
마흔네 번째 편지 귀농과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마흔다섯 번째 편지 돈 말고 생명
마흔여섯 번째 편지 내가 인간과 사람을 구분하는 법
마흔일곱 번째 편지 자립하는 삶
마흔여덟 번째 편지 삶을 비추는 거울
마흔아홉 번째 편지 우리가 불행한 이유
쉰 번째 편지 나이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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