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최근 다문화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결혼으로 혹은 학업이나 직업 때문에 이주해온 외국인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자주 듣게 된 말인데,지금까지 우리나라는단일민족이라고배워왔고 그렇다고 믿고 있었는데,이젠 더이상 단일민족을 유지하기 힘들겠구나 싶어서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그러다가 문득, 단일민족이라는 것에 왜 그렇게 자랑스러워한 거지? 궁금해졌다.나아가 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을 읽고 난 뒤에는 정말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게 됐다. 주변 국가에서 한반도에 이주해 온 역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았기에.그러고보니 떠오르는 것만해도 가야의 왕비 허황옥은 인도인이었고, 고려도 원나라 부마국이었다. 그러니 왕실 가문부터 요즘 기준으로 하자면 다문화가정이었던 셈이다.한반도로 이민족이 유입된 것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진나라 유민이주도래 진한과 변한을 세웠고 이중 진한12국은 사로국에 통합돼 신라로 발전해 갔다는 것이다.아무래도 인접국이라 그런건지, 중국에서는혼란기와 왕조교체기마다유민들이 조선으로이주하는 역사를 반복하게 되는데,위만도 중국 이주민을 이끌고 고조선에 망명해 준왕을 몰아내고 자신이 위만조선을 건국하고 왕위에 올랐다.이렇게 이민족이 유입된 역사가 오래됐고, 지배층에 유입됐다고 생각하니, 단일민족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다 신라에서는 아랍인이 경주에 정착한 기록이 있다고하니, 한반도 부근의 민족들만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그러고보면 향가 처용가 의 해석에서 아랍인이 거론되는 것도 충분히 근거가 있는설이 되는 셈이다.아랍인들은 고려시대에도 벽란도 출입하면서정착한 사례가 있다고 하니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아랍인 혈통이 우리안에 많이 포함돼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외에도 멸망한 발해의 유민에는여진인도 대거 이주해왔다.전쟁은 이민족의 유입을 발생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히는데 고려와 전쟁을 벌였던 거란인의 경우 투항하거나 포로로 잡힌 뒤 고려에 잔류한 경우도 드물지 않았고, 조선시대 들어 왜란때 투항한 왜인들은 조선에 정착하게 됐다.이방인들의 이주에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들과 함께 유입되는문화나 기술이 사회에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선진문물이 영입돼 그 사회가 한단계 발전하거나, 혹인 왜란 때 조선에 귀화한 왜인 덕분에 조선은 비로소 조총을 제작하게 돼,전투력에 큰 도움을 받았다.또한 몽고인의 후예나 북방 유목민들은 도축을 담당하는 백정이 되는 사례가 많았고, 조선에 육식을 보급하는데 기여했다. 반면에 이들은 조선에서 천시하는 일을 담당하면서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그런 점에서 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 책에서는 한민족은 단일민족 이라는개념은 허구적인 신화일 뿐이라고직설적으로 말하고 있다.부제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 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는 것인데,이렇게 단일민족 을 언급했던 것은 혈통의 순수성을 강조하고, 하나라는 것에 매몰돼 폐쇄성을 띄기 마련이라 단일민족 에 대한 집착은 이제 버려야 할 때라는 생각은 들었다.21세기 글로벌화된 세계, 또 다양성을 중시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실체적으로도 과연 그런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이민족들이 어떻게 우리 안으로 들어왔고, 정착하게 됐는지 공존사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머리로는 공존을 말하고는 있지만, 현실에서 보게 되는 불법 체류자나이주민이많이 거주하는지역을 보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공존하게 되기까지얼마나 많은 갈등과 문제가 불거질까하고. 그만큼 단일민족의 허상에서 벗어나 다른 민족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겪어야 할 갈등과 우리가 자행하는 차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산적해있다는 것 또한 공존을 말하기 전에 명심해야 할 일이다. 이상은 멀고 현실은 가까운 법이다.
한민족은 단일민족이 결코 아니다!

한국인의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는 관념은 만들어진 역사 즉, 허구에 불과하다고 단호하게 얘기한다. 이 책은 신화가 아닌 역사의 눈 으로 볼 때 이 놀라운 사실이 역사와 정확히 부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대로부터 조선시대까지 이민족 이주는 끊임없이 이루어졌으며, 한민족과 가장 친근한 여진인을 비롯하여 중국인, 거란ㆍ여진ㆍ 몽골 등 북방 유목민족, 일본인 심지어는 이슬람 세계의 사람들도 한반도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라와 가야의 전신이 되는 진한과 변한의 24개국을 주도한 세력을 중국 진(秦)의 유민이라 파악한다. 즉, 신라와 가야지역에 다수의 중국인이 살았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시대 전체인구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백정들은 고려와 거란간의 세 차례에 걸친 전쟁동안(993-1018) 대규모로 유입된 이들로 이들 대부분은 농경사회에 길들여지지 못한 채 본래의 유목민족적 생활방식대로 살아갔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외에도 임나일본부를 한반도 내의 왜를 통치하기 위한 기관으로 분석하며, 한반도 남부지방에 왜인들이 살고 있었다 얘기하고, 중세 아랍의 문헌까지 제시하면서 신라 이후로 아랍인들이 한반도에 정착해왔다고 얘기한다.

이같은 주장을 귀담아 들으면, 반만년 단일민족의 역사 라는 수식어는 우리 역사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주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어 왔기에, 쉽사리 의심하기도 힘든 주장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 책을 펼쳐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너무 명확하여 의심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던 하나의 사실을, 신화 의 영역에서 역사 의 영역으로 내려놓는 특별한 만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장 한반도 남부로 이주해온 진나라 유민들
진ㆍ변한의 주도세력은 진의 유민
진ㆍ변한과 마한의 문화적 차이
일본인들을 충격에 빠뜨린 기마민족설

2장 위만조선을 건국한 위만과 중국 이주민
위만, 준왕을 몰아내다
중국계 이주민 집단의 토착화
위만은 조선인인가, 중국인인가

3장 한반도 남부에 왜가 있었다
한의 남쪽은 왜와 접해 있다
강력했던 왜의 위상과 그 쇠퇴
가야의 한반도 왜 통치기관 ‘임나일본부’

4장 국제도시 경주에 뿌리내린 아랍인
아랍인의 신라 정착을 알려주는 기록
국제무역의 주역 신라방과 장보고
처용은 울산의 호족인가, 무슬림인가

5장 한반도의 여진인
한반도 북부는 여진의 터
발해 유민 속의 여진인들
귀화 여진인에게 자치를 허용하다
대조영은 고구려인인가, 말갈인인가

6장 고려의 거란인 사회
투항하거나 포로로 잡히다
수초를 따라 옮겨다니다
거란인은 엄연한 고려의 구성원

7장 몽고인의 후예, 달단
평안도와 황해도의 달단
제주도의 목호
달단의 백정화

8장 조선의 무슬림 집단
무슬림 이주의 역사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교류

9장 북방 유목인, 백정이 되다
백정의 내력과 양인화
범죄의 온상이 된 백정
백정은 사회적 멸시의 대상
임꺽정은 의적인가

10장 조선의 백성이 된 일본인
일본군의 투항을 받아들이다
당당한 조선의 구성원이 된 왜인들
귀화 일본인은 이등 국민

11장 요동사람들 조선에 피난 오다
피난민이 기읍과 관동에 두루 차
중국인이 조선으로 망명한 까닭
망명자 송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uppad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