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가네토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 초반에 재미난 장면이 나온다.
나가이 가후가 유흥이(?) 있는 카페를 방문하는데 웬 불한당 같은 양반이나가이 가후를 읍박지른다.
나가이 가후 선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선생이 자살한 것을 알고 있소?
알고 있소
아쿠타가와 선생은 문학을 고민하며 자살을 택했소. 선생은 어째서
자살을 하지 않소?
나는 죽을 정도로 문학을 고민하고 있지 않소
술과 여자를 항시 즐기고누군가에게 속박되려하지 않는 나가이 가후의 모습을
재미나게 묘사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이전 묵동기담 으로 출판된 적이 있어서
흥미롭게 이미 읽었는데 강 동쪽의 기담 이라는 알아먹기 쉬운 제목으로
다시 출판이 되었길래 이번엔 전자책으로 구입을 했다. 나가이 자신의
이야기인 게 분명한 이 소설은 어느 화류계 여자와의 잠시잠깐의 만남과헤어짐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이제는 나이가 어느 정도된 작가 본인이 실종 이라는 소설을 쓰는 와중에 서점이며 홍등가며 동네 산책을 한다. 그러다우연찮게 오유키라는 홍등가에서 일을 하는 여성을 만난다. 아직 이십대초반, 외모도 누구에게 빠지지 않고 성품도 나빠보이지 않는 오유키를 만나면서 남자는 휴식 같은 시간을한동안 보낸다. 그러다이런 여성들은 결국엔남자 의존적이 되지 않는가.그런 생각에 미치자남자는 오유키를 위해서
자신이 떠나기로 결심한다. 강 동쪽의 기담 은 당시의 옛 것과 새 것이 혼재된
이채로운 분위기와 함께 동네를 한바퀴 돌며맛깔나게 그려낸 산책기로 읽힌다.
이전 문예춘추사의 묵동기담 과 이번 강 동쪽의 기담 은 번역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거의 유사한 느낌이 드는 번역이다.그럼에도 느껴지는 차이라면 단어
선택에 있는 정도가 되겠다.
묵동기담 | 강 동쪽의 기담
-시라타마 | 경단
-메이지 몇 년 | 우리네가 쓰는 서력기원
-가시세키 | 대여 회관
묵동기담 에서는 원단어를 대부분 그대로 표기하면서 역자주로 해놓았다. 누군가는
귀찮아 할 수도 있을테고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다. 문학 동네 번역본이 조금 더 쉽게
읽히는 면은 있다.제목에 한해서는 묵동기담 이 훨씬 마음에 든다.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4권. 일본 탐미주의 문학의 선구자 나가이 가후의 대표 단편선. 가후는 모리 오가이, 우에다 빈 등과 친밀하게 교유하며 문단의 지도적 위치에 있던 당대 최고의 문학가였고, 다니자키 준이치로를 문단의 총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근대 문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으며, 주로 화류계를 배경으로 사라져가는 에도의 정서를 묘사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강 동쪽의 기담에는 나가이 가후의 문학 세계를 잘 알 수 있는 단편 세 편이 실려 있다. 가후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도쿄 변두리를 배경으로 시대적 변화에 물들지 않은 과거의 정취를 그린 강 동쪽의 기담 ,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갈등을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에도 정서를 묘사한 스미다 강 , 근대 문명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자전적인 작품 불꽃 이다.
강 동쪽의 기담
스미다 강
불꽃
해설 | 에도 문화에 탐닉한 반시대적 문명비평가
나가이 가후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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